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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를 잃어버린 자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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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친구를 방문했다.
그 친구는 산속 깊은 골짜기에서 살고 있는 농부였다.
친구의 집 근처에 이른 그 사람은 어떤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일 마일쯤 떨어진 곳에 작은 들판이 펼처져 있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하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 그 들판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들판에는 수천마리의 날짐승들과 들짐승들이 떼를 지어 모여 있었다.
수천 마리가 넘었다. 너무 많아서 숫자를 헤아릴 수도 없었다.
그러나 들판을 에워싸고 있는 아름다운 숲들은 텅비어 있었다.
"왜 새들과 동물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함께 모여 있는 것일까?
왜 하늘이나 나뭇가지들 위로 올라가지 않는 것일까?"
새들과 동물들은 비좁은 장소에 너무 많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매우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 같았다.
전혀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농부인 친구의 집에 도착한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새들과 짐승들이 그곳에 모여 있는 까닭을 물었다.
"무슨 불행한 일이 그들에게 닥치기라도 했는가?"
친구가 대답했다.
"내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몇 년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들었네.
지주 한 사람이 살고 있었다네.
그는 무척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인물이었지.
그는 들판 가장자리에 높은 울타리를 세우고 모든 곳에 경비원을 배치했다네.
그리고는 경비원들에게, 어떤 새든 짐승이든 일단 안으로 들어오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어.
빠져나가려고 하면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지.
그는 수천 마리의 새들과 짐승들은 그 들판 안으로 몰아넣었다네.
그 들판은 그들에게 하나의 감옥이었지.
수년 동안 그런 상황이 계속되었어.
어떤 새든 짐승들은 그 들판에 정착하게 되었다네.
그들은 그들의 감금상태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자유에 대해선 잊어 버렸어.
왜냐하면 자유는 두려움과 죽음을 연상시키기 때문이지.
그러다가 그 지주가 죽었어.
따라서 경비원들도 사라지고 울타리도 제거되었어.
이제 그 새와 동물들이 그곳을 떠나는 것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어.
하지만 새들과 동물들에게는 어느새 정신적인 울타리가 둘려쳐져 있었다네.
그들은 울타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었어.
그래서 그들은 그곳을 영원히 탈출할 수 없게 된 것이지."
친구의 설명을 들은 그 사람이 다시 물었다.
"왜 누군가 그들에게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친구가 말했다.
"많은 이들이 시도했지만 새들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네.
그들 자신만이 그렇게 세뇌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새끼들까지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서 태어난다네.
부자유는 그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된 것이지.
많은 선한 이들이 그들을 깨우치려고 시도했고, 아직도 시도하고 있지.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럴때마다 새들은 무척 화를 내었으며,
짐승들은 그 선한 이들을 공격하기까지 했다네.
그들은 혼란을 원치 않는 것이지.
실제로 그들은 그들의 자유속에서 살고 있으며,
그 들판 밖의 세계는 부자유라는 철학을 만들어내기까지 했지.
아직도 선한 이들이 그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들이 이미 자유로우며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고
울타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일깨우기란 불가능한 일이 된 것 같다네.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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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시화 2003/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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